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한국전쟁(1950~1953) 최대 격적지인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구국용사충혼비에 참배한 후 손을 들어 지지자에게 답례하고 있다./뉴시스

정의당은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고 발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겨냥, “여기서는 이 말하고, 저기서는 저 말하는 아무말 대잔치는 이제 그만 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오승재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전두환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 했다’고 말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대변인은 “호남에서는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찬양하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하더니, 영남에서는 한 표라도 더 받아보겠다며 노동자의 피땀으로 세운 경제성장을 군사독재의 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어 “사과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난 전두환에 대한 오월 광주 영령과 유족들의 원통함과 분노가 가시지 않은 지금, ‘전두환의 공과’를 논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며, 민망하기 짝이 없다”며 “이 후보는 ‘전두환·박정희·이승만 공과’ 발언을 당장 철회하고, 오월 광주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후보의 말대로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찬양하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는 없다. 혹여라도 ‘전두환이 진짜 경제를 살렸다고 믿더라’는 변명은 정중히 사양한다”며 “이 후보 발언의 문맥을 헤아려 이해할 만큼 시민들의 삶이 그리 한가하지 않다는 것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도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병존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했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발언해 비판을 받자 사과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광주를 방문해 이 같은 윤 후보의 발언을 겨냥,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찬양하고 국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철학도, 역사 인식도, 준비도 없는 후보에게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며 “국민주권 국가에서 정치인은 국민의 충실한 일꾼이어야지 국민을 지배하는 왕(王)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맡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