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5개월여를 앞두고 개각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인사 청문회 부담 등을 들어 “최대한 개각 요인이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일부 청와대 참모는 사퇴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6일 알려졌다.

2021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한복을 입은 유은혜 부총리(왼쪽)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등 국무위원들이 지난 10월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여러 차례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에 대해 “고민 안 한다면 거짓말”이라며 “제가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안 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2018년 10월 임명된 유 부총리는 개각 때마다 교체 1순위로 거론돼 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해달라”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자의 경우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유 부총리도 사퇴 시점을 청와대와 상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 문화부 장관을 지냈던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2~3월에 교체하면 임기 3개월짜리 후임을 찾기도 어렵고 그만두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했다. 유 부총리 외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강원지사 출마설이 꾸준히 나온다. 홍 부총리도 출마 여부에 대해 부인한 적은 없다. 이 밖에 일부 장관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서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청와대 참모도 광역 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을 하게 되면 청와대 개편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부총리는 오래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교체를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청문회도 부담이고, 그렇다고 차관이 직무 대행을 하기에는 부총리 자리가 너무 중요해 후임을 안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달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말 개각설에 대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정권이 6개월 남았는데 무슨 개각을 하느냐”며 “공직자들이 국민한테 조롱을 당한다. 나 몰래 청와대와 거래했을 수도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되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