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0일 ‘미 전략 자산 철수’를 거론한 것은 북한이 스텔스기 등 미 전략 자산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국내 간첩단에 ‘F-35 스텔스기 도입 반대 운동’ 지령을 내린 사실이 국정원 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달 1일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에서 이륙 대기중인 미 해병대 F-35B 다목적 전투기의 모습./AFP 연합뉴스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 전략 자산은 스텔스기를 비롯, 전략 폭격기, 항공모함 전단,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 등이 꼽힌다. 스텔스기는 한국 공군도 도입 중인 F-35A와 주일 미군 기지에 순환 배치 돼있는 세계 최강 전투기 F-22 ‘랩터’, 대형 강습상륙함에 탑재되는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 B-2 스텔스 폭격기 등이 있다. 이들 스텔스기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졌을 때 한반도에 여러 차례 출동해 대북 무력 시위를 벌였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지하 60m를 관통할 수 있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 2발을 탑재, 이른바 ‘김정은 벙커’도 파괴할 수 있다.

B-1B, B-52 전략폭격기는 B-2와 함께 미 전략폭격기 3총사로 불린다. 전략폭격기 3총사 중 가장 빠르고 많은 폭탄·미사일을 실을 수 있는 B-1B는 2017년 5차례 이상 한반도로 출동해 북 도발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했었다. 특히 그해 9월 사상 처음으로 한밤중에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대북 무력 시위를 벌였을 때 NLL 북쪽 약 150km,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동남쪽 130∼140km 지점까지 북상하기도 했었다. 당시 북한은 B-1B 등 미 군용기들의 NLL 북상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돼 있는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함을 비롯, 미 원자력 추진 항모 전단도 한반도 위기 때마다 출동해 대북 무력 시위를 벌이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해왔다. 하지만 이들 전략 자산은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출동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