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조선일보 DB

지난 5월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대 남성의 표심을 두고 ‘페미니즘 논쟁’을 벌였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또다시 페이스북에서 맞붙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남성혐오를 자양분 삼아 커온 자들 역시 퇴출되어야 한다”고 말하자 진 전 교수가 “국민의힘이 아니라 남근의 힘”이라고 평가하면서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양 대변인의 ‘남성혐오’ 발언을 거론하면서 “남근의 힘 대변인의 말”이라며 “공당의 대변인이 여성혐오의 폭력을 저지른 이들을 옹호하고 변명하고 나서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긴, 뭐 대표도 다르지 않다”며 “뉴욕타임스(NYT)에서 여성 혐오 분위기가 팽배한 일부 남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굳이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NYT는 지난달 30일 오피니언에서 “젠더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분열을 보수야당이 이용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시대적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젊은 남성들의 깊은 분노를 두드렸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의 글에 이 대표는 “적당히 좀 해요. 페북 정지 또 먹어요”라며 “무슨 남근의힘 드립을 (하냐)”고 댓글을 달았다. 진 전 교수는 “(양 대변인 발언) 그거 이 대표가 시킨 거죠?”라고 물었고, 이 대표는 “대변인들한테 방송 좀 많이 나가라는 갈굼은 해도 특정 의견을 주장하라는 지시는 안 한다”고 부인했다. 진 전 교수는 “대변인은 누군가를 대변해서 말하는 사람인데, 당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대표를 대변하는 것도 아니라면 그분이 개인 입장을 말한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이 대표는 “이준석이 여기에 ‘진중권 바보’라고 써도 그게 당을 대표한다는 생각 안 한다. 정용진 부회장이 소셜미디어에 익살스럽게 써도 그게 신세계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다들 구분 잘하는데 왜 못하고 오버하나”라고 반박했다.

앞서 두 사람은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20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을 주제로 논쟁을 벌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에 진 전 교수가 “이준석이 개인적으로 안티페미니즘을 했고, ‘국민의힘이 (20대 남성에게) 72% 지지율을 얻은 게 내 공’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 아니냐”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합의에서 벗어난 말”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들은 연일 페이스북으로 설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