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만 도려내겠다`는 발언을 한 적 없다고 부인하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같은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 의원은 그가 지난 5월 SNS에 올렸던 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 의원은 5월 18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만 도려내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고 하니 당시만 해도 역심까지 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수사에 착수하기 전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와대 관계자에게 `누구만 도려내겠다`고 하거나 사모펀드 운운한 적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2019년 8월 27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전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독대할 기회를 달라, 내가 론스타를 (수사)해봐서 사모펀드를 잘 아는데 조국 나쁜 놈이다, 대통령께서 임명하면 안 되고 내가 직접 뵙고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는 형태였다”고 했다. 진행자가 “나쁜 놈이라는 표현까지 쓴 건 아니죠”라고 묻자 김 의원은 “그런 표현을 썼다고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독대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검찰이 압수수색에 돌입하자 청와대 관계자들이 당황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그는 “특히 9월 23일 조 전 장관 집에 대해 압수수색 들어가자 청와대 수석들이 격노했다”며 “이미 조 전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상태였는데 대통령 인사권을 흔들려는 거냐,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이 “조국만 도려내면 된다, 조국만 잘라내면 된다, 그게 오히려 대통령을 위한 길이다”라고 답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해당 발언이 나온 시점은 조 전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행된 즈음, 즉 수사에 착수한 후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다만 “윤 전 총장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 상대가 누군지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만 말했다. 대상이 `청와대에 있었던 사람인 건 맞느냐`는 질문에 “넓게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된다”고만 답했다.

진행자는 “수사 착수 후 `조국만 도려내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한 건 명백한 팩트라는 말씀이신 거죠?”라고 다시 한 번 확인했고, 김 의원은 “저도 한 다리 건넜기 때문에 정확히 `도려내겠습니다`라고 하는 워딩인지 아닌지 100% 자신할 수 없다”며 “그런데 같은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8월 27일 이전 검찰 내부에 조 전 장관 사모펀드와 관련한 내사보고서가 있었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과 반발이 밑바닥에 깔렸고, 그걸 실현하는 도화선으로 보고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고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내용을 봤다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며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