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은 낡아빠진 586만 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닙니다.

1973년생,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의원. 서울 중구 신당동 아파트의 소유주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임대료를 5% 이상 못올리게 하는 임대차3법을 발의했습니다. 통과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20여일전에 임대료를 9% 올렸다고 합니다. 현행 전월세 전환율로 계산하면, 26%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집은 최근까지 집값이 많이 오른 신당동에 사놓고 국회의원은 은평구에서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박주민의원 아파트의 이름과 집값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거래가가 16억이라며 “박의원이 갭투자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해명이 가관입니다. “시세보다 많이 싸게 계약한 것이라는 (부동산중개업소) 사장님 설명을 들었다.”

법 통과 하루 전, 박주민의원님이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임대차법 시행 전 법 적용을 예상하고 미리 월세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다” 해봐서 아는 겁니까.

박주민 의원이 행여 갭투자로 집을 샀다해도, 법을 어긴 건 아닙니다. 전세금을 많이 올린 것도 결코 위법이 아닙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사람들의 내집꿈, 시장원리 어겨가며 “다 하지 말라”며 법으로, 돈으로 막아놓은 것들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보기에 박주민도 ‘부동산 적폐’입니다.

박주민 의원은 1973년생, 대원외고, 서울대법대를 나왔습니다.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민변, 참여연대에서 활동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돕는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졌습니다. 2016년 총선때 문재인 대통령 영입으로 서울 은평갑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습니다. 은평에서는 5년째 전세만 사는군요.

박주민 의원은 별명이 여러 개입니다. 국회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실제로 했는지는 잘모르겠지만, 헝클어진 머리로 단잠을 청하는 모습, 백남기 농민 빈소에서 남루한 행색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거지갑’이란 별명이 있답니다. 추레한 몰골이 될 만큼 국민을 위해서 발로 뛰며 고생한다는 애칭이라고 합니다. ‘바보 노무현’ 이후 이런 식의 별명짓기가 유행입니다. 이 별명으로 후원금 모금을 했는데 계좌 한도가 가득 차서 입금이 안 될 정도로 모금을 하기도 했답니다.

박 의원의 또 다른 별명은 ‘박주발의’. 2017년 4월 MBC ‘무한도전’의 국민내각.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만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주발의’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 일 많이 한다는 겁니다. 의원 초기에 박 의원은 사실 성실한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20대국회에서 ‘대표법안 발의’ 건수 ‘탑 5’ 의원에 들어갔습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 등 약자를 대변하는 법안 발의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21대 들어선 임대차 3법을 1호로

발의합니다. 그런데 그 발의로 자신의 위선이 드러났습니다. 참 아이러니 합니다.

그래도 제일 유명한 별명은 ‘박주렁주렁’ 아닐까 싶어요. 많은 분들이 박주민 하면 재킷에 주렁주렁 훈장처럼 달아놓은 배지를 기억하실 겁니다. 저도 보이스카웃도 아니고 무슨 저런 걸 달고 다니나 이런 생각을 한적 있는데요. 본인이 직접 설명한 적 있습니다. “제 옷깃에 달린 배지에 대해

많이 물어보신다. 제가 직접 단 것도 있지만 대부분 유가족, 피해자분들이 직접 달아주신 배지들이어서 제 손으로 뗄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배지 사진도 게시 했습니다. 여순사건 동백꽃 배지, 세월호 배지, 세월호 나비 브로치, 제주 4·3사건 동백꽃 배지, 위안부 나비배지, 청소년 참정권 배지. 박주민 의원은 별명만 놓고 보면 약자를 위해 외모에 신경 안쓰고, 약자를 위한 법안을 앞장서 발의하고, 약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재킷에다 배지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사람, 지금까지는 이런 사람으로 비친 것 같습니다. 본인도 그렇게 비치길 원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난 실체가 과연 그런가요? 저는 ‘박어거지’란 별명을 붙여 드릴까 합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때 박주민 의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상 감정적인 판결이다. 사법농단 잔재는 도려내야 할 환부다. 법관 탄핵을 해야 한다.” 김경수 지사는 2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가 전 정부기관장들에 표적감사를 시도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블랙리스트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미행이나 도청과 같은 불법이 있어야 사찰인데 세평 수집이다. "

그런데 작년 ‘대검찰청의 판사 정보 수집’사건이 벌어졌을 때 였습니다. 윤석열 공격의 포인트가 됐던 사건입니다. 박주민은 이 때 “사찰이다”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당시에는 검찰개혁을 할 좋은 후보라고 극찬했습니다. 윤 총장이 조국 수사를 시작하자 180도 돌변하여 비난하는데 앞장섭니다.

작년에 박주민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겠다 나섰습니다. 진중권 교수가 이렇게 직격했습니다. “위선자. 꼴에 권력욕은 있다.” 아주 단호박으로 썼더군요.

내로남불 의원들은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사안을 가지고 박주민 의원을 주목하는 것은 박 의원이 나름 민주당의 미래였다는 점입니다.

민주당 내에서 박 의원은 젊고 개혁적인 친문 대표 의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8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작년엔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로도 거론됐습니다. 박영선 후보가 아니었으면 서울시장 후보가 됐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본인은 서울시장 대신 내년 대선을 바라본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걸 한마디로 정리하면, 민주당의 미래주자입니다.

이번에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민주당, 혹은 민주당이 집권하는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