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일명 ‘오세훈의 V서울’입니다. 여기서 V는 VIP가 아니라 Virtual(가상)입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6일 자신의 선거 공약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V’를 잘못 해석해 겸연쩍은 상황을 맞았던 자신을 ‘셀프 디스’한 것이다.

/유튜브

오 전 시장은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문건 제목에 들어간 ‘V(브이)’ 자(字)에 대해 “대통령을 뜻하는 ‘VIP’의 약어(略語)일 것”이라고 주장해 망신을 샀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단계별로 수정하면서 ‘버전(version)’의 앞글자인 v를 따 ‘v1.0′ ‘v1.2′ 식으로 파일명을 만드는 게 일반적인데, 이런 사정을 잘 몰랐던 오 전 시장이 엉뚱한 데 열을 올린 것이다.

이 해프닝을 놓고 “시장까지 한 사람이 저 내용을 모르는가” “문서작업 한번 안 해본 사람” 같은 비판이 나오자, 오 전 시장은 페이스북에 ‘V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V는 VIP가 아니라) 버전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사과했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소개한 ‘V서울'에서 ▲창동차량기지 복합상업시설 ▲돔구장 건설 ▲한전연수원 부지 대학교 유치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자신의 선거 공약을 ‘시티즈 스카이라인(Cites Skylines)’이라는 도시건설 시뮬레이션 컴퓨터 게임 상에 구현했다. 오 전 시장은 “선거 캠프의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정치인들이 공약을 딱딱하게 설명하는 걸 들으면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고 해 새로운 방식을 연구해 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