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제기된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씨를 적극 옹호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 아들이 “안중근 의사의 말을 실천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야당과 네티즌들이 “망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박성준 원내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 서씨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서씨가 다리가 아픈데도 군 복무를 위해 병가를 얻어 수술을 받았다는 취지로 안 의사의 ‘위국헌신군인본분’을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명확한 사실 관계는 추 장관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장관 아들과 함께 카투사에 복무했던 동료도 ‘서씨에게 어떠한 특혜도 없었고 오히려 모범적인 군 생활을 했다’고 증명했다”고 했다. 박 대변인이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삼은 서씨의 군 동료는 이날 오전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 익명으로 나와 인터뷰를 한 사람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병 현모씨에 대해서는 반대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 의혹 감싸는 민주당 의원 말말말

박 대변인 논평 내용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안 의사가 독립운동을 하면서 특혜성 병가를 갔느냐, 휴가에서 미복귀했느냐”고 반발했다. “어떻게 추 장관 아들을 다른 사람도 아닌 안중근 의사에 갖다 붙일 생각을 하느냐” “안 의사께서 지하에서 벌떡 일어나겠다”는 댓글도 달렸다. 박 대변인 논평 관련 기사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을 조선시대 조광조에게 비유하더니 이제는 서씨를 안중근 의사와 비교한다”는 조롱성 댓글도 적잖게 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 장관 아들) 서○○ 의사에 대한 국가 서훈을 추진하자”며 “위국헌신 하셨으니 안중근 의사처럼 ‘대한민국장’, 아니면 ‘군인본분’을 다하셨으니 최소 화랑무공훈장을 드리거나"라고 비꼬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하에 계신 순국선열이 통탄할 일”이라며 “정말 막 나가도 너무 막 나간다. 안중근 의사를 욕되게 한 것에 사죄하라”고 했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측도 “논란이 계속되면 대응 방안을 논의할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1시간쯤 뒤 안 의사 관련 부분을 삭제한 ‘수정 논평’을 다시 배포했다. 박 대변인도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추 장관을 감쌌다. 설훈 의원은 “아무리 양심을 걸고 보더라도 이건 (추 장관 아들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다”라며 “(야당이) 있는 사실을 뒤집어서 덮어씌우기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홍영표 의원은 “(야당이) 추 장관 건으로 (청문회장을) 선전장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정치에 개입했던 세력이 옛날에는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 되니까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했다. 이에 군 장성 출신인 국민의힘 신원식·한기호 의원이 “우리가 쿠데타 세력이라는 것이냐”고 반발하면서 청문회가 한때 파행했다. 홍 의원은 결국 “두 분이 쿠데타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날 밤 TV토론회에서 “가족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게 청탁이라면, 동사무소에 전화한 모든 것이 청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추 장관을 감싼다며 국민 전체를 싸잡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