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통일부 기자실을 지켜온 허희옥 기자실장이 퇴임했다.

25년간 통일부 기자실장으로 일한 허희옥 사무관이 9일 통일부 청사 7층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민서 기자

9일 통일부에 따르면 허 실장은 1986년 통일부 입부 이래 37년 9개월 근무 기간 가운데 25년을 통일부 기자실장으로 일했다. 기자실장으로 근무하면서 남북정상회담, 남북장관급회담 등 200회 이상의 남북 관계 행사 실무 업무를 담당한 남북관계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재직 기간 대통령 표창(1회), 국무총리 표창(1회), 장관급 표창(5회)을 받았다.

통일부는 허 실장에 대해 “남북관계 현장경험이 풍부한 실무 공무원으로 국민들에게 통일정책이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통일 공감대 확산에 기여했다”며 “암 투병 중에도 휴직 없이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현장경험이 풍부한 실무 공무원”이라고 했다.

허 실장은 남북한에서 개최된 여러 회담 및 이산상봉 등 다양한 행사 때마다 풀기자단 구성 및 프레스 센터 설치 운영, 보도자료 배포 등과 관련한 실무 작업을 주도했다. 남북관계 상황을 다루는 부처 특성상 통상적인 일반 부처 대변인실 직원과는 성격과 범위가 다른 업무 처리가 많아 특수한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때문에 통일부 공무원들과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남북행사 때 허 실장이 없으면 프레스 센터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일부를 거쳐간 수많은 내ㆍ외신 기자들과의 인맥도 두텁다. 2018년 일본 출장 중 일본의 통신사 기자들이 허 실장에 “서울에서 회담취재를 할 때마다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달한 일화도 있다.

허 실장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총 200회 이상의 남북대화 및 행사 운영 업무를 수행했다. 2018년 평양에서 열린 10ㆍ4 선언 11주년 기념 ‘평양 민족통일대회’ 행사 때는 유일한 우리측 취재 지원 인력으로 현장에서 대규모 남북 행사의 언론보도 활동을 차질 없이 지원했다. 당시 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이 “일 잘하는 기자실장 선생”이라고 말한 게 화제가 됐다.

북한의 고위측 인사가 갑작스럽게 방남할때마다 긴급하게 풀 기자단을 구성하고 프레스센터를 설치ㆍ운영하는 것도 허 실장의 중요한 임무였다. 2000년 김용순 특사, 2007년 김양건 특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북측 고위급 3인방 방남 등이 대표적이다.

허 실장은 2012년 암 판정을 받은 이후 몇해 전 암이 재발해 투병중이다. 허 실장은 건강 악화에도 업무를 계속했다. 2015년 무박 3일로 진행된 남북 고위급 회담시 회담이 종료할 때까지 암 투병 중에도 프레스센터를 끝까지 지켰다. 통일부 기자단은 이날 허 실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