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MBC의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대상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MBC의 방만 경영을 방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감사원법상 MBC는 감사 대상이 아니지만, MBC를 소유하고 있는 방문진은 정부 출연기관이므로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내용상 MBC 전임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절 경영에 대한 감사다.

지난해 11월 23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과 MBC·KBS 소수 노조 연합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 관계자 등 477명은 감사원에 방문진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2일 감사원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를 열어 “감사 청구된 내용의 확인·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제기된 의혹 가운데 특히 MBC가 최승호·박성제 전 사장 시절 국내외 각종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는데도 방문진이 이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MBC는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가 10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책임자 문책을 미루고 있다. 또 음악 축제인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에도 투자했으나 UMF가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된 가운데 수익금 지급 지연 등으로 거액의 투자금을 손실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가 미국 MLB(프로야구)의 월드투어에 수십억원을 선투자했으나 MLB 팀과 한국 팀이 서울과 부산에서 경기하는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가 무산되면서 손실을 입게 된 것도 감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감사원은 MBC 자회사들이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내거나 적자를 보는 와중에 임직원 복지를 확대하는 등 방만 경영을 하는데도 방문진이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MBC플러스는 실내 스포츠 사업을 시도했으나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고, MBC아트는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에서도 연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에 관계없이 근무연수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호봉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