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이철규·박성민·윤한홍 후보(왼쪽부터)

10일 22대 총선 투표 마감 후 발표한 공중파 3사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참패가 유력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른바 ‘윤핵관’은 대거 당선권에 들었다. 윤핵관들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정권 심판론에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 그런 윤핵관들이 여권 강세 지역에서 대거 살아 돌아오자 국민의힘 일각에선 “배가 침몰 위기에 처했는데 선장 측근들은 구명조끼를 확보한 셈”이란 말이 나왔다.

개표 결과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강원 강릉)·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박성민(울산 중구)·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후보는 당선됐다. 윤핵관 그룹의 지원을 받아 작년 3월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에 올랐던 김기현(울산 남구을) 후보도 당선됐다. 작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마를 검토 중이던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윤핵관 인사 상당수도 살아남았다.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윤핵관들이 21대 국회 때처럼 국민의힘 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정권 초기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후보는 5선에 성공했지만 입지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원조 윤핵관으로 꼽힌 장제원 의원은 이번 총선에 불출마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후보 등이 강원이나 영남 지역 등 여권 강세 지역구에서 생환하긴 했지만 당을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시켰다는 당내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를 내세우며 부산 수영구에서 무소속으로 완주한 장예찬 후보가 패한 것도 윤핵관 그룹에 대한 당내 거부감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후보가 여권 지지층의 사퇴 요청에도 ‘대통령의 1호 참모’를 앞세우며 완주한 것은 친윤계의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며 “그런 장 후보가 패한 것은 윤핵관 권력의 원천인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의 비판 표출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총선 이후엔 윤핵관 그룹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친윤계도 본격 분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