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중구 서울광장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대한민국 대통령 징크스가 깨졌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서울대 법대 필패론’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서울대 법대 출신 첫 대통령이 나오게 됐다.

윤 후보는 10일 오전 48.56%(1639만4815표)를 득표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1614만7738표)는 24만7077표의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윤 후보는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서울대 법대 필패론’ 징크스를 깨고 서울대 법대 출신 첫 대통령이 된다. 서울대 법대 출신은 유독 대통령직과 인연이 없었다. 국내 최고 수재로 꼽히는 이들 중 다수는 이미 사회 여러 분야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올랐지만 지금껏 대통령 당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대 출신 대통령도 김영삼 전 대통령(철학과)이 유일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연수원 입학 전의 모습./국민의힘 제공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 이회창 전 총리는 1997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이후 ‘이회창 대세론’을 형성하며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으나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졌다.

서울대 법대 출신 이인제 전 경기지사 역시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인제 전 지사는 19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 전 총리에게 패배하자 탈당 후 국민신당을 만들어 대선 독자 출마를 감행했지만 3위에 그쳤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는 ‘이인제 대세론’이란 평가를 받으며 출발했지만 노 전 대통령에 밀려 중도 하차했다.

이번 대선에도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청와대 전경./뉴스1

윤 후보의 당선으로 정치권에서 통용되는 ‘10년 주기설’도 깨졌다. 이는 특정 진영이 10년 동안 정권을 잡는다는 내용이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 이후 ‘노태우·김영삼’(보수), ‘김대중·노무현’(진보), ‘이명박·박근혜’(보수)가 번갈아 정부를 이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진보)이 정권을 잡으면서 ‘10년 주기설’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윤 후보가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윤 후보는 ‘0선 대통령’이란 새 역사도 썼다. 직선제 이후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최초의 ‘0선 대통령’이다. 앞선 13∼19대 전·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국회의원직을 최소 1차례 이상 거쳤다. 이번 대선으로 의회 정치 경력이 전무한 대통령이 처음 탄생했다.

한편 윤 후보의 당선으로 ‘경기도지사 무덤론’ 징크스는 여전히 정치권에 남았다. 경기도지사 출신 이재명 후보에 앞서 이인제 전 경기지사가 대선에서 패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007·2012년·2017년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김문수·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당내 경선에서 패하면서 대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