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 대통령 후보 4인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법정 토론회에서 ‘권력 구조 개편’과 ‘외교·안보 정책’ 등 정치 분야를 주제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무력으로 억지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건 하책”이라며 “다 부서지고 죽고 이기면 뭐 하나. 우크라이나 심각하지 않으냐”고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중요한 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더 중요한 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라며 “위협하고 거칠게 대해서 전쟁의 위험을 제고시키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굴종하는 것으로는 지속가능한 평화가 얻어지질 않는다”며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뮌헨 협정이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서 어떻게 유린당하는지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강력한 안보는 민생과 경제 번영의 기초가 된다”며 “북한에 집착한 현 정부의 외교 기조는 미·중·북·일 모두로부터 외면당해왔다. 그래서 원칙과 당당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튼튼한 한미 동맹을 중간에 놓고 기본적으로 다른 여러 동맹국의 보편적 가치, 규범에 입각해서 외교정책을 수행하는 원칙을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에는 진정성을 갖지만 북핵 문제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외교 안보에서 지도자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다”며 “감정과 혐오가 아니라, 이성과 국제 규칙에 의거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평화 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과거 ‘포괄안보 동맹으로 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미 양국 정상이 합의한 포괄안보 동맹과, 윤 후보가 말하는 포괄안보 동맹이 어떤 차이가 있느냐”며 “NSC(국가안전보장회의)도 이미 했는데 ‘NSC 회의하라’고 윤 후보가 주장한 것도 봤다. 시중에 ‘윤 후보는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는 말이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느냐”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 팩트에 근거해서”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어 윤 후보에게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말을 세게 할 게 아니라 실전에 대비를 철저히 하면서 외교적으로 또는 협의나 소통 잘하면서 관리를 해야지 큰소리 뻥뻥 친다고 되느냐”며 “이런 걸 가지고 ‘안방 장비’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날아오는데 저런 말씀을 하셔서 군통수권자와 대통령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식량 안보’ 개념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식량 안보 이야기를 하면서 ‘식량안보직불제’ ‘탄소중립직불제’를 하겠다는데 좋은 의견이라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식량안보는 절대 농지를 정해 놓고, 쌀이 남아돈다고 하더라도 일정량의 곡물 생산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식량 안보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직불제라든가 과다 생산된 것을 정부에서 사주기도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제가 정리를 해 드리면 그런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며 “밀, 콩 같은 전략 식량에 대해서 지원금을 준다는 뜻”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