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20일 직장인, 임산부, 영·유아 자녀 가정과 반려동물 가구를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내게 힘이 되는 세 가지 생활공약(연말정산‧반려동물‧양육지원)'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인의 소득세 부담을 줄이겠다며 봉급 생활자의 기본 소득 공제액을 현행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연말정산 개편을 공약했다. 연말정산 시점에 맞춰 약 2000만명에 이르는 봉급 생활자를 겨냥한 공약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또 부양가족 연 소득이 100만원 이하일 때만 공제 혜택을 주던 것에서 200만원 이하까지로 혜택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근로소득만 있는 부양가족의 경우 인적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준을 총급여액 500만원 이하에서 700만원 이하로 높여 공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부양가족 연령도 만 20세 이하에서 만 25세 이하로 높이겠다고 했다. 취업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걸 감안한 취지다. 신용카드 공제 한도는 일괄적으로 50% 인상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처럼 인적공제를 확대하면 봉급 생활자의 세금 부담이 연 3조원 정도 가벼워진다”며 “대학생 자녀 1명을 둔 연봉 6000만원 외벌이 가장은 세금을 지금보다 50만원 정도 더 돌려받게 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선 임신 1회당 60만원 상당의 ‘마음 돌보기 바우처’를 제공하고 산후 우울증 고위험군과 저소득층의 정신과 진료 시 본인 부담률을 크게 낮추겠다고 했다. 또 보육 시설과 유치원에 친환경 무상 점심 급식비로 월 6만원(영아는 5만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 측은 이런 무상 급식 시행에 1조5000억∼1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윤 후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나뉜 서비스 체계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방침”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동물복지공단을 설립해 반려동물이 자주 걸리는 질환에 대한 진료 항목을 표준화하고 항목별 비용을 공시하는 한편 진료비 사전공시제와 표준수가제를 도입해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반려동물 진료·치료비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고 표준수가제 도입 전까지 진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통신사가 수사기관에 개인 통신 자료를 제공하면 당사자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알리는 ‘본인 알림 의무화’도 공약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중 윤 후보 선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0억~300억원 목표로 ‘국민 펀드’ 모금을 하기로 했다. 1인당 최소 2만원을 펀드에 투자하면 윤 후보가 선거 비용을 보전받아 늦어도 오는 5월 중엔 원금에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방식의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