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 참배객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일 추념식 공식행사를 마치고 예정에 없던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추념식 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베트남전 (전사자 묘역을) 한번 갔다 가야 하지 않나”라며 “아버님 묘소는 어딘가”라고 물었다. 박 장관 부친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故) 박순유 육군 중령으로, 윤 대통령은 박 장관 안내를 받아 묘소를 참배하며 박 장관 모친 등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고 박용재 육군 대위의 묘소도 찾았다. 박 대위는 전사 당시 미혼으로 후손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당시 같은 소대원 16명이 40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박 대위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대단하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찾아 고 이상현 해병 상병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 상병은 1972년 진해에서 초소근무 중 무장공비와의 전투에서 전사했다.

윤 대통령은 사병들 묘역도 돌아보며 참배 온 유족들에게 “전사한 영웅들과 좋은 말씀 많이 나누시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하신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에 유족들은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라며 감사를 표했다.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이 있는 제3묘역은 1981년 6월 조성됐고,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라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할 헌법상 책무를 지고 있다”고 밝혔고,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 참배는 이러한 정체성을 분명히 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추념식에서도 ‘제복 입은 영웅들’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면서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으로 사퇴한 것과 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