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주도로 오는 29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첫날 ‘경제성장과 번영’을 주제로 하는 세션을 주재한다고 대통령실이 23일 밝혔다. 대만이 지난 2021년 12월 열린 1차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하기로 하면서 중국 반발도 예상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만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참가국 선정은 주최국인 미국이 여러 요소를 검토하고 공동 주최국과 협의를 통해 확정짓는 과정을 거쳐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만 참여에 따른 중국 반발 가능성과 관련해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거나 하는 이분법적 틀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진영 대결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이 회의는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 민주주의 진영의 가치 결속이 목적이란 것이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부상을 견제하고 민주주의 후퇴를 막자며 창설을 주도했다. 한국은 2차 회의 공동 주최 5국 중 하나다. 특히 이번 2차 회의는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110여 국 정상과 유엔 등 국제기구 수장이 참여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대중(對中) 압박 강도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어 세계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30일 미국 뉴욕을 경유 형식으로 방문하기로 하면서 미중 갈등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차 회의는 첫날인 29일엔 화상으로, 30일에는 지역별로 각국 인사들이 모여 대면 회의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요청에 따라 첫날 회의 첫 세션을 주재한다. 이어 이튿날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대표해 한국에서 ‘부패 대응’을 주제로 지역 회의가 열린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한국이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국제사회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로버트 버친스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22일(현지 시각) 외신 브리핑에서 “회의 기간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