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에 앞서 국정원 원훈석 앞에서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를 방문해 김규현 국정원장으로부터 올해 업무 계획을 보고받고 “국정원의 본질적인 책무는 자유 수호”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국정원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대북 정보·방첩 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국정원을 찾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정원 청사를 방문해 김규현 국정원장과 1·2·3차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정원 간부들로부터 국정원 업무와 관련한 현안과 올해 추진 계획을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고 “국정원이 국가 안보와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조직의 존재의 이유와 본질적 책무는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자유 수호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정보기관 직원의 자세와 마음가짐은 남달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일하는 방식과 근무 태도 역시 다른 국가기관 공무원과 달라야 한다”며 “거대한 제방도 작은 개미굴에 의해 무너지듯, 국가 안보 수호에 한치의 빈틈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분단된 한반도의 안보 현실은 엄중하고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오판과 도발을 무력화하고 글로벌 정보전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지키는 것이 국가안보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국정원이 민·관·군과 긴밀히 협력하여 국가 사이버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써 주기 바란다”고 했다. 특히 “첨단기술을 북한·해외·방첩정보 분석에 적극 접목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업무보고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안보실장./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국정원 조직 운영과 관련해 “국정원은 특수한 조직”이라며 “정해진 직급과 승진 제도에 묶여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 요원의 전문성과 기량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춰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하고 민첩한 의사결정 체계와 인사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직원들을 향해 “대한민국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정보에서 2등, 3등은 의미가 없다”면서 “높은 포부를 마음에 품으라”고 격려했다. 또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과학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교육·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국정원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고, 유능하고 강한 정보기관이 될 때 동맹국ㆍ우방국들과 심도 있는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18년 최초의 여성 미 CIA 국장에 임명된 지나 해스펠은 정보요원으로 살아온 삶을 단순한 직업(career)이 아닌 소명(calling)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며 “여러분과 함께 국가를 위한 헌신의 마음가짐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새 정부 출범 후 새로 설치한 원훈석(院訓石) 앞에서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방명록에 “자유 수호를 위한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을 굳게 지지합니다”라고 썼다. 업무보고 후에는 국정원 직원 10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