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제7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신임 외무장관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제7차 한영 전략 대화’를 가졌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동했다(genuinely touched)”라고 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 국민의 따뜻한 마음과 위로에 영국 국민이 크게 감동했다”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리즈 트러스 내각 출범과 함께 이달 초 임명된 그는 영국 최초의 흑인 외무장관이다. 클레벌리 장관은 박 장관과 만나서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1999년 경북 안동을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며 “여왕 생전(生前)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영 양국이 자유민주주의 경제, 시장 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토대로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기후변화, 공급망 교란 같은 새로운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 위한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영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28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 대화에 앞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과 박진(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기념 촬영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뉴스1

외교부는 이날 “양국이 내년 교류 개시 140주년을 앞두고 원전·디지털·보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한편 개발·사이버·공급망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영국의 원전 강화 정책을 환영한다”며 우리 기업의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

이날 한영 양국이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한국과 영국 군대의 상호 운용성 확대를 위한 발전을 인지한다”는 문구와 함께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국은 2016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늘리고 있다. 또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유린 문제도 비판하며 중국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