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찬성 118, 반대 175기권 2표로 부결되고 있다./이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야당 반대로 부결되면서 새 후보자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새 후보자 물색·검증·지명에는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묻지 마 부결’ 전략에 대법원장 지명을 고사하는 법조인도 적잖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새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사법부 공백을 메우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후보자 물색과 인사 검증에 속도를 내더라도 지명까지는 2~3주, 최종 통과까지는 두 달 이상도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결 사태가 반복되는 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 후보군을 포함하더라도 원점에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균용 후보자가 평생 재판만 해온 정통 법관이란 점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부결을 정략적이라고 본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문제로 지적된 재판 지연 등의 개혁을 어렵게 하고, 내년 1월 퇴임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임 제청을 새 대법원장이 못 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권과 법조계에는 새 대법원장 후보군으로 조희대(66) 전 대법관 등 원로 법조인을 거론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무조건 부결’ 전략을 무력화하려면 법조계 신망이 두텁고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물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전 대법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법원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3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2020년 퇴임 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 전 대법관이 대법원장이 되면 임기(6년) 도중 정년(70세)을 맞아 윤 대통령은 한 번 더 대법원장을 지명하게 된다.

홍승면(59)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홍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하고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법원 정상화에 대한 소신이 뚜렷한 인사를 지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런 차원에서 법원 안팎에선 강민구(65)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거론된다. 강 부장판사는 재판 독립에 대한 소신이 강하고 형사재판에서 증언의 영상 녹화, 첨단 전자 장비 활용 등 재판 선진화에 노력한 법원 내 IT 전문가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의외의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