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31)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신당 ‘새로운 선택’ 창당대회를 열었다. 류 의원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 1번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그러나 민주노총 비판,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거부 등으로 당 주류와 마찰을 빚었고, 결국 “운동권 정의당을 거부한다”며 신당에 합류했다. 류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민주노총과 민주당에 기생하지 않고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찾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정의당을 떠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정의당이 대안 세력이 아니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당이 위기에 처했는데도 거꾸로 ‘운동권 연합 신당’으로 가려 하고, 당내 종파들은 비례대표 순번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 운동권 신화에 빠져 ‘도로통진당’이란 비판을 들어도 쉽사리 내려 놓질 못한다.

-운동권이 문제라는 건가.

“조국 사태 이후로 86세대 정치인들은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반(反)독재 민주화’ 세계관은 더 이상 2023년 대한민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없애버리겠다는 게 불가능한데 자꾸 그걸 적용하려다 보니 ‘척결’ ‘청산’ 이런 유의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86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이 ‘왜 국민의힘 의원이랑 인사하냐’고 하더라. 황당하다.”

-양대 노총이 반대하는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대기업과 공공 부문 노동자들의 이해관계에 주력하고 있어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과 IT 업계 조합원 수가 많아지는데 이미지는 ‘조끼 입은 중년 남성’ ‘팔뚝질’ ‘빨간머리띠’다. 조합원은 100만명인데 한 정파(경기동부연합)에 속한 지도부가 전체 여론과는 다른 선택을 내리고 있다. 노동 유연성을 수용해 비정규직 정규화 같은 구호 대신 정당한 보상 체계가 작용하는 ‘괜찮은 자회사’ 모델을 만들어 현장 갈등을 줄이는 게 대안일 수 있다.”

-페미니스트 활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다면.

“워마드(극단 여성주의 그룹)처럼 사회가 허용하는 선을 넘었을 때 절제 요청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남성은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라는 주장이 성평등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난 몇 년 전 도리어 남초 커뮤니티에 가서 대차게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을 남겨 역대 ‘비추 1위’를 달성한 적이 있다. 일을 잘되게 하려고 한 것인데 오히려 반감만 더 쌓아 남녀 갈라 치기에 일조하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윤석열 정부를 평가해 달라.

“소통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일원화돼 착착 움직이는 검찰 조직처럼 ‘집행 조직’으로 보고, 민주당은 ‘피의자’로 보는 것 같다. 양 당에 대한 태도가 경색돼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들과도 소통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교육개혁·연금개혁·노동개혁 같은 화두를 던진 것은 잘했지만, 집행 과정을 보면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어, 노동개혁의 경우 내용 자체는 노동 시간과 포괄임금제 개선 같은 건 데 잘 가다가 결국은 ‘노조 때리기’로 싸우다 끝나더라.”

-이대남 문제로 갈등했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는.

“시민들 보시기에 정책적 이질성보다, 양극단 진영 정치 끝내는 게 훨씬 필요하다. 언제라도 대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