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이 이재명 대표 열성 지지자들에게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에게는 이런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냐”고 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팬덤 민주주의의 폐해를 다시 마주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 ‘팬덤 민주주의’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학자 박상훈의 저서를 인용했다. 저서에 따르면 팬덤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집권만이 정의로운 민주주의”로, 상대 당은 공존과 협력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고, 같은 당에서조차 이견을 갖거나 내보이는 것은 ‘이적행위’를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의견이나 생각이 다른 것을 혐오하게 된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수박’(민주당 비명계를 비하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하는 지지자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 당신들은 민주주의자가 맞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 열성 지지자들의 행태가 “극단적 종교집단이나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르냐”며 “‘민주’라는 단어를 앞세워 민주를 오염시키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런 팬덤에 의지해, 팬덤을 결집해 정치하려는 이 대표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관심은 오직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냐”며 “’누구의 민주당’이라는 용어가 민주주의 정당에 맞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수박’으로 지목돼 있다. 지난달 허모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만든 ‘수박아웃’ 웹사이트는 친명계 김용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 체포·구속 위기에 놓였던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의원, 친명계가 당권을 잡는 데 불리한 민주당 대의원제의 실질적 폐지에 반대했던 의원 등을 임의적으로 특정해, 이들을 0~5의 ‘당도’에 따라 분류했다. 당도가 높을수록 반(反)이재명 성향이 강한 수박이라는 의미다. 이 의원은 이 사이트에서 ‘당도 5′로 분류돼 있다.

/진석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별보좌역 페이스북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 의원의 지역구를 노리는 민주당 원외 인사를 최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장을 지낸 진석범 당대표 특별보좌역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병문안하는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진 특보는 “추석 연휴 기간 대표님께 병문안을 다녀왔다”며 “처음 성남에서 대표님을 만나뵙고, ‘이 사람과 평생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그때의 이재명과 현재의 이재명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변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썼다. 진 특보는 내년 총선에서 이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화성시 을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