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느니, 식수로 먹어도 괜찮다는 사람을 불러다가 헛소리 잔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 단체들이 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야 이웃 나라가 피해를 보든 말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버리면 능사겠지만 대통령과 정부가 거기에 동조할 이유는 없지 않으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선 “(오염수를 처리한 물이)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면 (일본이) 식수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도 “어떤 외국인 교수 말처럼 마실 수 있을 만큼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왜 일본은 식수로 쓰지 않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을 방한한 방사선 분야의 전문가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만약 내 앞에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저장된 오염수가 있다면 1L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오염수가 정화 과정(다핵종제거설비)을 거치면 이론적으로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는 정화 과정을 거친 물이 담수기는 하지만, 배출하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바닷물로 한 번 더 크게 희석되기 때문에 식수나 농업용수로 쓰기는 힘들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21일 “이재명 대표는 집에서 물을 마시고 싶으면 화장실 물을 떠서 드시느냐”며 “아무리 깨끗한 물이어도 정서상 꺼려지면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이득만을 위해 방사능 괴담 퍼뜨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했다. 화장실 물도 싱크대에서 나오는 일반 수돗물과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심리적으로 꺼려서 먹지 않는다는 뜻이란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을 점검할 정부 시찰단은 5박 6일 일정으로 21일 일본에 도착했다. 시찰단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그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고 과학적 근거와 기준을 갖고 안전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위성곤 의원은 “시료 채취도 할 수 없는 견학 수준의 시찰단이 과연 무엇을 검증할 수 있을지 국민적 의구심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