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선출된 최고위원들은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조수진·김병민 최고위원, 김 대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친윤(親尹)계의 지지를 받은 김기현 후보가 8일 선출됐다. 지도부인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에도 모두 친윤계 후보가 당선됐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당원권 정지로 사실상 대표직을 상실한 지 8개월 만에 윤석열 대통령 직할 체제로 재편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당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며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책임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를 합산한 결과 24만4163표(득표율 52.93%)를 얻어 과반을 확보했다. 안철수 후보는 10만7803표(23.37%)를 얻었고, 천하람 후보 6만9122표(14.98%), 황교안 후보 4만225표(8.72%) 순이었다. 이번 전대엔 1위 득표자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하도록 당헌·당규가 개정됐지만, 김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달성하면서 승부를 한 번에 결정지었다.

당대표 선거와 별도로 1인 2표로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후보가 각각 1~4위로 당선됐다. 탈북자 출신이 당 지도부에 입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5세 미만 청년최고위원에는 친윤계인 장예찬 후보가 55% 득표로 선출됐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내년 총선까지 여당에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비윤계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진출에 실패했지만, 비주류 대표 후보들이 47%의 표를 모았다. 대통령 직할 체제가 출범했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당내 통합이 숙제로 남게 됐다. 김 신임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며 “똘똘 뭉쳐 민생을 살리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국민의힘 내 민주주의의 사망 선고”라며 “국민의힘에서 이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