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5년간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에 지원한 국고보조금이 197억7800만원인 것으로 21일 집계됐다. 올해까지 더하면 233억원에 이른다. 이는 노동부 한 곳에서만 지원한 액수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이 노조에 지원한 금액까지 합산하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노총과 민노총 등은 정부 지원금으로 간부 리더십 교육, 핵심 간부 워크숍, 한글의날 행사비, 성감수성 치유 프로그램 연구사업 등에 썼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1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여의대로에서 가진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와 정부에 건설노동자 개혁입법 쟁취를 요구하는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입수한 ‘연도별 노동단체 지원 내역’을 보면 노동부는 해마다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과 상급 단체가 없는 미가맹 노조에 지출했다. 노동부 지원금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29억2500만원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37억1600만원, 2018년 37억1600만원, 2019년 49억1600만원, 2020년 37억1600만원, 2021년 37억1400만원으로 연간 규모가 커졌다. 윤석열 정부 첫해인 올해는 35억900만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개별 노조로 따지면 한국노총이 받은 정부 지원금은 29억8900만원(2017년), 30억6400만원(2018년), 41억6800만원(2019년), 29억4200만원(2020년), 30억400만원(2021년), 29억2600만원(2022년)이었다. 같은 기간 민노총은 2억8200만원, 3억3800만원, 3억3500만원, 3억6200만원, 3억1500만원, 3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양대 노총은 정부 지원금을 주로 연구용역·교육사업 명목으로 썼다. 지난해 한국노총은 노동자법률구조 상담비 14억7700만원, 노조 간부 교육비 5억4000만원, 정책연구비로 4억77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집행했다. 민노총의 경우, 노동조합 역할 연구 6900만원, 산업안전보건 동영상 제작사업 2300만원, 비정규직 마음 돌봄 예술치료 프로그램 1800만원 등을 나랏돈으로 지출했다.

각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들도 노조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집계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노총에 수백억 원대의 세금이 집행되는데도 그간 정부가 감시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 지원금이 ‘눈먼 돈’처럼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