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부터), 홍영표, 전해철 의원./뉴시스·뉴스1

친문(親文)계 중진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2일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들도 이날 “대선·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는 공동 입장문을 냈다.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놓고 당내 ‘이재명 책임론’과 ‘친문 책임론’이 맞서는 가운데, 친문과 재선 의원들이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를 동시 압박하는 모습이다.

친문 좌장 격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혼란스러운 (당의) 상황이 수습되고, 민주당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과제가 활발히 논의될 수 있도록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선거 패배 후 당을 정상화하기 위한) 많은 의견 가운데, 후보 당사자를 포함한 일부 의원에 대한 불출마를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며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진정성으로 이해하고 취지에 동의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이재명 책임론’과 함께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친문 의원들도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하자, 자신이 먼저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 역시 불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1시간 전, 민주당 재선 의원 34명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공동 입장문을 냈다. 이날 재선 모임에선 계파 갈등을 수습하려면 이재명, 전해철, 홍영표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상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공동 입장문에 대해 이재명계인 김병욱·김병기·박찬대 의원은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에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특정 인물을 선거에 나오라 마라는 식으로 정치를 하는 건 비겁한 행태”라고 했다. 다른 의원도 “재선 입장문과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 의원의 2선 후퇴를 바라는 친문들의 기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