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왔다가 생태탕 집에 들렀다고 주장한 식당 주인 황모씨가 나흘 만에 진술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제2의 김대업이냐” “생떼탕 끓이냐”고 했다.

서울 내곡동에서 생태탕 집을 운영했다는 황모씨는 지난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왔다. 기억한다. 잘생겨서 눈에 띄었다”며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당시 자신의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황씨의 아들도 인터뷰에서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은 캐주얼 단화를 신었다. 상당히 멋진 구두였다”며 구두 브랜드에 대해 “그게 페라가모”라고 했다.

하지만 황씨는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던 사실이 4일 드러났다. 3일 공개된 음성 녹음에 따르면, 황씨는 “‘오세훈 시장입니다' 하고 저에게 인사한 적도 없고, 날 앉혀놓고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다”며 “주방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썼다”고 했다. 이렇게 말한 지 나흘 만에 황씨와 아들은 오 후보의 옷차림까지 기억하며 생태탕 집에 왔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야당은 “제2의 김대업 만들기냐” “‘생떼탕' 끓이느냐”고 반발했다. 김대업씨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 이른바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켰다가 사기 혐의로 해외 도피 중 붙잡혔다. 오세훈 후보 캠프의 조수진 대변인은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김어준씨는 ‘생떼탕’ 끓이나”라며 “내곡동 생태탕이 맑은탕(일명 지리)이었는지, 매운탕이었는지 추가 폭로해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김대업으로 재미 본 추억이 아련한가”라며 “하다 하다 없었던 일을 사실처럼 만들고 싶었냐”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계속 제기했다. 박 후보 캠프의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2일 “오 후보, 생태탕은 맛있게 먹었나, 혼자 오리발탕 드신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황씨는 2015년 가게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황씨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