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전주혜

국민의힘 친윤계인 김경진 전 의원이 28일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허은아 의원(비례)을 제치고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에 내정됐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지원한 경기 성남 분당을은 내정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조직경쟁력강화특위(조강특위)는 이날 사고 당협 68곳 가운데 40여 곳의 당협위원장 후보를 선정하고, 이 같은 내용의 내정자 명단을 이날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의원과 정 전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 체제인 지난 5월 공모를 거쳐 동대문을과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에 각각 내정됐다. 하지만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선 뒤 지난 10월 새로 구성된 조강특위가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이들의 당협 내정이 뒤집힌 것이다.

친윤계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비례)과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각각 서울 강동갑과 경기 고양병에 내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을 지낸 유종필 전 국회도서관장은 서울 관악갑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가 비워두기로 한 사고 당협 20여 곳 가운데는 서울 마포갑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갑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구다. 강 수석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마포갑에 출마했는데,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게 패했다.

조강특위가 상당수 당협을 공석으로 둔 데 대해 당내에서는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등의 총선 출마에 대비해 이들 지역의 당협을 비워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비윤계 의원은 “당협위원장직에 비윤계가 배제되고 친윤계가 대폭 기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모 대상에는 이준석 전 대표(서울 노원병),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 등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들의 지역구는 제외됐다. 조강특위는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의 이해도와 차기 총선 경쟁력 등을 기준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가 내정한 당협위원장 명단은 이르면 오는 29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