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법원으로부터 효력을 인정받자 차기 당대표 주자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6일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복귀가 무산되며 당대표 선거 일정이 사실상 내년 초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김기현(오른쪽),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2.7.13/뉴스1

포문은 김기현 의원이 가장 먼저 열었다. 김 의원은 7일 라디오에서 안철수 의원을 향해 “2014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했던 분인데, 우리 당에 입당한 지 몇 달밖에 안 됐다. 입당 원서 잉크도 채 안 말랐다”고 했다. 이어 “안 의원은 10년 동안 창당, 합당, 탈당, 또 창당, 합당, 탈당 등을 반복했는데, 너무 과도한 변신을 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30% 반영되는 여론조사에 야당 지지층을 제외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안 의원 측 인사는 “김 의원은 자기 인지도와 체급을 높이기 위해 안 의원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한 당 윤리위원회를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양두구육’이 징계 사유라면 ‘이 XX들, X 팔린다’는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며 “권력의 하청을 받아 정적을 제거하는 데 동원된 것이냐”고 했다. 최근 유 전 의원은 연일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당 안팎에서는 “비윤계를 결집하고 주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해 6·11 당대표 선거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했던 나경원 전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재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은 “조만간 방송 출연 횟수를 늘리며 각종 현안에 대해 내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변화와 혁신! 준비된 당대표 소신당당 조경태’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리며 차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