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당대표 선거 후보들이 계파 문제와 차기 대선 경선 시기, 중진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본선 투표가 다음 달 7일부터 시작되면서 득표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5인 주요 쟁점별 입장

나경원 후보는 31일 이준석 후보를 ‘유승민계’라고 거듭 지목하면서 그가 당대표가 되면 대선 경선 일정을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라디오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출마 2주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유승민계의 대표격’이라는 말을 했다”며 “지금 이 후보가 말하는 어떤 통합의 그림은 결국 유 전 의원만 국민의힘 경선 열차에 태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주호영 후보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과 이 후보가 특별한 인간관계에 있기 때문에 과연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며 “본인은 공정하게 한다고 하지만 관계자들이나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믿겠느냐”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유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정당 출신이기 때문에 바른정당계라고는 할 수 있겠다”면서도 “유승민계라는 게 실존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실존한다고 해도 이준석을 당 대표로 밀어올릴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옛날에 유승민을 대통령 만들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젊은 세대가 지난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한번 손맛을 봤고, 이번에는 제1야당의 대표까지 바꿔보자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며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반반은 넘어섰다고 본다”고도 했다.

대선 경선 일정을 두고도 맞섰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장외 주자들의 합류 여부와 맞물려 후보 간에 대립 전선도 형성될 조짐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지난 28일 “특정 대선 주자들이 최대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되 무제한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것을 제 원칙으로 세우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 등을 위해 경선 절차를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나 후보는 윤 전 총장 등의 합류가 중요하다며 “9월 말 경선 룰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대선 경선 일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가급적 기존 일정을 지키면 좋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융통성 있게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7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는 윤 전 총장이 합류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가 컷오프를 1위로 통과하면서 나머지 4명의 중진 후보들 간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진 후보 4명은 현재까지 “단일화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36세의 원외 주자인 이 후보를 상대로 중진끼리 단일화를 했다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중진 후보 측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이 더 낮은 상대 후보가 자진 사퇴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중진 후보 단일화에 대해 “하더라도 굉장히 민망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단일화해서 1 더하기 1이 1.5도 안 나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