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그가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 자이'/조선일보DB

여권(與圈)의 부동산 실언이 이어지면서 아파트값 폭등, ‘전세 대란'에 지친 서민들의 원망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권 주요 인사들이 서울의 고급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호텔을 주거용으로 전환해 전·월세 공급 방안 고려”(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빌라도) 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전혀 차이가 없다”(민주당 진선미 의원) 등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해 ‘서민의 삶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자가격리 중 자택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대표 SNS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현재 지역구인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84.84㎡(34평형)에 9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다. 현재 매매 시세는 17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된 강북 최고가 아파트 중 한 곳이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 직전 코로나 자가격리를 하며 자택 내부와 발코니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이낙연, 갭투자로 17억 60평 아파트 5억원에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5월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아침 3단지’ 전용면적 174.55㎡(60평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17억5000만원에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매수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공동명의 지분은 이 대표가 11억7250만원, 배우자가 5억7750만원으로 약 7대3 비율이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이용자가 올린 '경희궁의 아침' 내부 이미지. 작성자는 이 대표를 향해 "지는 이런 곳에 살고"라고 했다./부동산스터디

매입가는 17억5000만원이나 실제 이 의원 부부가 해당 아파트를 사는데 투입한 금액은 5억5000만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해당 아파트에 전세 실거주 중인 세입자의 임대 보증금 12억원이 이 대표 부부 채무(8억원, 배우자 4억원)로 잡혀 있었다. 이른바 ‘갭투자’를 한 것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이 대표가 소유한 ‘경희궁의 아침' 내부 사진과 평면도를 올리면서 “자기는 60평짜리 아파트 살고 서민들에겐 닭장 같은 호텔방에서 살라는 것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과 그가 거주하는 서울 강동구 '래미안 솔베뉴'/조선일보DB

진선미 의원은 신축 역세권 아파트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전용면적 84.63m²)에 전세권 가액 1억5000만 원을 신고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래미안솔베뉴는 지상 35층에 1900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단지 바로 앞에 서울 지하철 5호선 명일역이 있고 고명초등학교와도 맞닿은 ‘일명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신혼부부와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 진선미 단장, 천준호 부단장, 윤영덕, 오영환 위원이 20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LH주거복지사업 현장을 방문, 관계자로부터 주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뉴시스

‘래미안’에 거주하는 진 의원은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세대 주택(빌라)를 방문,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며 “방도 3개나 있는데 이런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에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이에 무주택자, 세입자들은 “아파트 없으니까 빌라라도 살라는 말이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던 마리 앙투아네트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진 의원을 ‘마리 진투아네트'라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