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gblud 'Machine Gun'(2018)

전 세계 인구의 5%밖에 안 되는 미국인이 전 세계 총기의 4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총기를 살 수 있는 가게는 맥도널드 점포의 4배에 이른다. 미국총기협회(NRA)는 상·하원 의원과 대통령 선거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물론 공화당에 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강력한 로비 단체로 부상한 지 이미 오래다.

바이든 민주당 정부는 총기 판매 허가 연령을 21세로 상향하고 신원 조회를 더욱 강화하는 등 강력한 총기 규제 실시를 주장하지만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 속에 총기 규제 법안 시행은 난관을 거듭하고 있다. 총기 사고로 매년 4만5000명 이상의 희생자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NRA가 여전히 건재할 수 있는 것은 저항권을 명시하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 제2조, 즉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州)의 안보에 필수적이며,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는 금과옥조 때문이다. 이들은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는 유명한 슬로건으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며, 올해 텍사스에서 벌어진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직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용하기도 한 ‘총을 든 나쁜 자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총을 든 착한 자’ 같은 논리로 총기 소유를 장려하고 있다.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뮤지션 영블러드는 NRA에 쌍욕을 퍼부으면서 총기 난사 사고를 비뚤어진 개인의 정신적 문제로 치부하는 현실을 비난한다. “오늘 난 뉴스에 나왔지/ 친구들을 다치게 했거든/ …경찰이 내게 명상을 시켰어/ 정신 상태를 분석한다더군/ 그들이 나의 뇌를 들여다보고는/ 밝혀냈어, 내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말야(I made the news today/ Because I hurt my friends/ …They made me meditate/ To analyze my mental state/ They looked inside my brain/ And turns out, I’m not okay).”

남북전쟁 직후 1891년에 만들어진 NRA는 본래 이런 목적의 단체가 아닌, 안전하고 건전한 총기 사용을 위한 단체였다. 이들의 변질이 6·25전쟁 때 사망한 미군의 숫자에 육박하는 희생을 매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