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으니 좋은 조언도 많지만, 내 스타일과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거기에 맞추어 나를 다 바꿔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자기 인식은 필요하지만, 나만의 스타일을 전체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므로 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장점은 강화하되, 단점은 없애려고 하는 것보다는 보완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를 들면 추진력은 강한데 상대적으로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면, 비판력이 뛰어나고 직언할 수 있는 참모를 곁에 둬야 한다.

장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자기 비판 능력을 통한 자기 인식이 있어야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고, 앞서 언급한 단점 보완 시스템도 구성할 수 있다. 자기 인식 능력이 결여돼 나르시시즘(narcissism·자기애)에 빠진 리더는 조직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나르시시즘 리더십의 반대말을 생각해보면 ‘겸손 리더십’이다. 겸손 리더십을 겸비한 리더가 조직에서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리더를 맡은 후 조직이 좋은 성과를 냈을 때 그 공을 자신의 탁월한 리더십에 의한 것으로 돌리고자 하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긴 하다. 그러나 실제 좋은 성과라는 것은 리더십 자체보다는 상황적 요인에 더 기인할 수 있는데, 이때 겸손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고 성공의 공을 리더 스스로에게만 돌린 경우 나중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 effect)’로 이유를 설명한다. 이는 닻을 내리듯 생각의 틀이 고정된다는 것으로, 예를 들어 공을 다 자신에게 돌리면 나중에 성과가 부정적일 땐 대중이나 이사회 멤버들이 리더십의 문제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공은 자기 탓으로 하고 실패는 주변 탓으로 돌리는 전략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자기 인식을 통해 공적과 실패에서 정확한 분석을 하는 것이 ‘겸손’ 리더십인 셈이다.

겸손을 겸비한 리더가 구성원들과 더 긍정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권한 위임을 충분히 하고 성과에 대해서도 공을 합리적으로 나눌 때 서로의 신뢰가 깊어질 수 있다. 겸손 리더십이 회사에 대한 평가도 상승시킨다는 결과도 있다. 과도한 홍보는 초기 기대치는 높이지만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할 때 부정 평가가 강해진다. 이에 비해 겸손, 즉 솔직한 기업 홍보는 기대치 설정을 초기에 적절한 수준으로 놓이게 해 실제 성과가 더 좋을 때 시장의 평가도 더 긍정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