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보다 머리가 큰 아기를 형상화한 한자가 ‘자(子)’다. 나중에는 ‘아들’이라는 뜻을 얻지만, 본래의 출발점에서는 그저 갓 낳은 아기를 지칭했다. 그 아이 옆에 실[糸]을 붙인 글자가 ‘손(孫)’이다. 후대가 실처럼 이어진다는 뜻이다.

둘을 합치면 자손(子孫)이다. 자자손손(子子孫孫), 세세대대(世世代代), 자손만대(子孫萬代) 등의 언어를 발전시킨 중국은 지나치리만큼 자손을 향한 애착이 강하다. 부모님께 불효(不孝)함에 “후대를 잇지 못함이 가장 크다(無後爲大)”고 했을 정도다.

그 혈통의 이어짐을 보통은 세대(世代)라는 말로 표현한다. 세(世)는 흔히 30년을 주기(週期)로 잡는다. 나중에는 한 사람의 일생(一生)을 가리키는 뜻도 얻었다. 금세(今世)는 이번 삶, 내세(來世)는 다음 생이다.

대(代)는 그 ‘바뀜’을 지칭한다. 본래는 왕조 중심으로 역사 시기를 구분하는 조대(朝代)나 역대(歷代) 등의 단어로 쓰였다. ‘삼대(三代)’는 하(夏)·상(商)·주(周)의 중국 고대 세 왕조를 일컫는 말이었으나 이제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를 지칭한다.

스스로 중국인임을 거부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2007년 홍콩의 한 중국인이 자국 문화를 비판하며 ‘다음 생에는 중국인으로 태어나지 않겠다(來生不做中國人)’는 책을 펴내고 해외로 이주해 큰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코로나19의 방역 과정에서 집에 들이닥쳐 “검사 거부하면 후대가 불리하다”며 PCR 검사를 강요하는 경찰에게 상하이(上海) 한 젊은 남성이 “(중국인으로는) 내가 마지막 세대(最後一代)”라고 쏴붙였다.

무겁고 사나운 전제(專制)의 틀에 비틀거리다 절규하듯 내뱉은 이 한 마디는 동영상으로 퍼져 대단한 관심을 모았다. 핏줄의 전승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에게도 이 말은 큰 공명(共鳴)을 일으킨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