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나는 탁월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리더 중 일부는 ‘자기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 있다. 요즘에는 각 구성원의 요구가 다양해져 ‘나를 따르라’가 아닌, 상세한 공감 소통을 해야 동기부여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왜 변해야 하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리더로서 한계를 느끼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자기 인식 아닌가 싶다. 끊임없이 리더십 관련 연구와 이론이 나온다는 것은 좋은 리더십의 실천이 어렵다는 방증일 수 있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마음 건강 관련 키워드가 ‘사회적 연결’과 ‘메타뷰(meta-view)’이다. 사회적 연결은 ‘마음을 터놓을 힐링 친구가 있느냐’는 것이다. 메타뷰는 하루 잠깐이라도 ‘나를 관객으로 바라보는 여유의 시간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주인공일 때 나를 위로하기는 어렵다. 한 발짝 물러서서 나를 바라볼 때 과도한 걱정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위로하기가 쉽고 긍정성도 살아난다.

과거에는 일하다 지치면 힐링이 필요하는 생각이 주류였다. 하지만 지금은 힐링을 해야 일도 잘할 수 있고 리더십도 잘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대세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리더와 대화를 나누면 바쁜 와중에서도 자신만의 힐링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누구보다 바쁜 역할을 맡은 리더인데 하루에 한 시간씩 등산을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한 시간이라도 더 업무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것 같지만, 이런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강화해 마음의 긍정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일의 효율을 올릴 수 있다. 결정, 소통, 도전 의식 등이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리더십에서 중요한 요소가 자기 인식, 관점 전환, 그리고 회복탄력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힐링 키워드와 맞물려 작동된다고 느낀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히려 자기를 가장 모를 수도 있다. 스스로를 좋게 생각하고 문제가 생길 때 남의 탓을 하는 것은 본능이다. 따라서 내게 쓴소리를 기꺼이 하고 그 이야기를 나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연결, 즉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자기 인식에 있어서는 스스로의 성찰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연결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사회적 연결은 힐링의 에너지원이자 자기 인식에 있어 기본적인 조건이다.

관점 전환도 어려운 일이다. 내 생각과 감정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행동 전에 내 생각, 감정, 가치를 하나의 데이터로 한 발짝 물러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메타뷰’가 필요하다. 나만 옳다는 자기 인식에 빠져 자신의 프레임에 매몰되면 관점 전환은 어려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