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on&Garfunkel ‘Bridge Over Troubled Water’(1970)

영화, 드라마, 음악 부문에서 대한민국의 콘텐츠들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부상함에 따라 정치(민주주의)-경제(GDP)-사회(치안)-문화(한류)를 아우르는 선진국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는 내외의 평가가 이젠 새삼스럽지 않다. 물론 인구 절벽,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지수, 주거의 불안정성과 심화하는 빈부 격차같이 극복해야 할 어둠의 지표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폐허가 된 이 나라가 재건되는 데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절망했지만 바로 그 기적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이 원조 수혜국 지위에서 벗어나 가난한 나라들에 도움을 주는 공여국으로 돌아섰다. 대한민국은 수혜국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첫 번째 나라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국가다.

전쟁 직후 한국은 국가 예산의 40% 이상을 원조로 충당해야 할 만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국가 29국 중 15위에 해당한다. 비록 국민총소득(GNI) 대비 0.14%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10년간 증가율은 11.9%로 회원국 중 단연 1위이다.

비틀스의 ‘예스터데이(Yesterday)’와 함께 브리티시 어워드에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곡 중 하나로 선정된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1970년 발표 이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송 중 하나로 늘 꼽혀왔다.

“당신이 가난해져 거리로 내몰려 견디기 힘든 밤이 찾아올 때/ 내가 당신을 위로해 주겠습니다./ 어둠이 몰려와 고통이 주위를 덮을 때/ 내가 당신 편이 되어 주겠습니다./ 험한 세상에 놓인 다리처럼.”

곡을 쓴 폴 사이먼은 이 노래의 리드 보컬을 아트 가펑클에게 떠넘겼다. 사이먼이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던 가펑클은 3절을 먼저 LA에서 녹음한 뒤 1·2절은 뉴욕으로 옮겨 힘겹게 마무리했다. 전설적인 성공을 거둔 이 노래는 그들의 ‘백조의 노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