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팔원숭이는 긴팔원숭이과(Hylobatidae)에 속하는 4속 18종 유인원의 통칭이다. 하이난검은볏긴팔원숭이.

유인원과 원숭이를 구별할 줄 아시나요? 인간을 제외한 모든 영장류를 그냥 원숭이로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분류학적으로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 그리고 긴팔원숭이는 원숭이가 아니라 유인원이다. 유인원과 원숭이를 구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꼬리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까운 유인원에게는 꼬리가 없다.

흔히 유인원은 우리처럼 충수를 갖고 있고 원숭이는 없다고 알고 있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원숭이들에게는 벌레 모양의 돌기, 즉 충양돌기(蟲樣突起)가 두드러지지 않을 뿐 충수 역할을 하는 조직을 갖고 있는 종은 많다. 그보다는 어깨 관절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유인원은 360도 회전 가능한 어깨 관절 덕택에 나무에 매달린 채 움직여 다닐 수 있다. 원숭이는 네 발로 가지 위를 뛰어다닐 뿐이다.

긴팔원숭이는 발이 아니라 주로 ‘손으로 걷는다(brachiating)’. 그들은 다리보다 더 긴 팔을 사용해 숲에서 거의 날아다닌다. 영어로는 ‘gibbon’이라고 하는데 누가 왜 긴팔'원숭이'로 번역해 헷갈리게 만들었을까? 이화여대 영장류인지생태연구소는 2007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자바긴팔원숭이(Javan gibbon)를 연구해 당당히 긴팔원숭이 분야의 세계적 중심 기관으로 우뚝 섰다.

지난 10월 24일은 ‘국제 긴팔원숭이의 날’이었다. 오랑우탄은 세 종, 고릴라는 두 종, 침팬지와 보노보는 각각 한 종밖에 남지 않아 자체 비교 연구가 거의 무의미하다. 긴팔원숭이는 아직 18~20종이나 남아 있어 잘만 보전하며 연구하면 인간 진화에 관해 다른 유인원보다 훨씬 많은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거의 모든 종이 지금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남중국해 섬에 사는 하이난긴팔원숭이는 야생에 겨우 27마리 남았다. 아까운 시간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