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해 충격을 주었다. 인구 쇼크 수준으로 출산율이 떨어진 것은 2030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너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일자리와 주거 등 경제적 자립이 힘든 상황에서 결혼은 선택지에 포함되기 어렵다. 입시·취업 등 치열한 경쟁을 경험한 1990년대생들은 미래의 출산보다 당장의 생존을 위해 행동한다. 특히 여성에게 결혼과 출산은 생존 경쟁에서 낙오를 의미할 수 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다. 결혼하려는 여성들은 구직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고, 출산은 여성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여성에게만 출산과 양육 부담이 전가되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도 문제다. 세계 최악의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결혼·출산 리스크를 완화하는 게 관건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육아, 교육 등의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