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계룡대에서 열린 74회 국군의 날 기념식은 지난 정부와 달리 안보와 동맹을 중시하는 새 정부의 의지를 잘 드러냈다. 하지만 행사 방송 중계에서 장병들이 부르는 군가(軍歌) ‘멸공의 횃불’의 제목과 후렴구 중 나오는 가사가 ‘승리의 횃불’로 수정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장병들은 자막과 달리 원래 가사 그대로 불렀다. 국방부는 “일부 외빈 및 외국군 대표를 고려해 ‘멸공’ 대신 ‘승리’ 용어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납득할 수 없다. 음성과 다른 자막을 내보낸 것도 문제지만 군가의 제목과 가사를 임의로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베트남이 공산화된 1975년 탄생한 ‘멸공의 횃불’은 공산 세력의 위협에 대응하는 국민의 안보 의지가 담겨있다. 군가는 군인들의 정신 전력과 사기 앙양을 위해 만든 노래이지만 한 나라의 정신이기도 하다. 국가의 정신과 역사가 담긴 군가의 올바른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