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국회 본관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단식농성중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오쓰바키 유코(가운데) 일본 사민당 의원을 면담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訪韓)한 오쓰바키 유코 일본 사민당 의원이 6일 국회 본관 앞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이날로 1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함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어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당 의원들과 만나서는 “사민당 당원들이 원전 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 원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모두의 목표”라고 말했다.

야당은 일본의 국회의원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으며, 한일 간 국제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국민들에게 사민당은 일본의 유력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다. 사민당의 전신인 사회당은 자민당과 함께 전후(戰後) 일본 정치를 이끌어온 주역이었다. 40여 년간 진보 성향의 ‘간판 야당’으로 군림하며 연립 정부 총리까지 배출했다. 그랬던 사민당은 지금 중의원 465석 중 1석, 참의원 248석 중 2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그중 참의원 1명이 바로 오쓰바키 의원이다.

사민당의 몰락은 시대에 역행했던 탓이 크다. 노골적인 친북 노선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 80년대 들어 일본인 실종자들이 납북됐다는 증언이 쏟아졌지만, 사회당은 이를 부정했다. 1987년 대한항공 폭파 테러를 한국의 자작극으로 몰아붙이는 주장도 나왔다.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를 훌륭한 리더로 추켜세우는 발언도 의원들 입에서 나왔다. 그런데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방북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만나 납치 사실을 시인했다. ‘우당(友黨)’이라던 조선노동당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민심은 떠나갔다.

이번 사민당 인사들의 방한은 정의당 강은미 의원 초청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이 ‘국제 연대’를 활용했다. 우원식 의원의 단식 농성장에는 노웅래·위성곤 의원이 자리했고, 의원 간담회에는 민주당 우원식·위성곤·김한정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김홍걸 의원 등도 참석했다. 167석 민주당이 일본의 0.4% 의석을 가진 퇴락한 정당과 연대한 것이다. 민주당이 사민당에 배워야 할 것은 국제 연대가 아니라 시대를 거스른 정당의 말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