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치솟고 있는 간식은 무엇일까? 형형색색 과일 꼬치인 탕후루(糖葫蘆)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원래 중국의 전통 길거리 간식이다. 과일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설탕(당·糖)을 과일의 겉면에 코팅하고, 들고 먹기 편하도록 나무 꼬치에 꿴 것이다. 꿰어 놓은 모양이 마치 호로(葫蘆), 즉 호리병박과 닮았다고 해서 중국 발음으로 탕후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혹은 설탕으로 코팅한 과일의 겉면이 얼음처럼 단단하기에 ‘빙탕(冰糖)후루’라고도 부른다.

탕후루가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북송 시기 수도 개봉(카이펑)의 풍물을 기록한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에 설탕에 절여 모양을 낸 각종 과일 간식의 이름이 나오므로 탕후루의 원형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청나라 북경(베이징)의 풍속을 다룬 ‘연경세시기(燕京歲時記)’에 나오는 ‘대나무 꼬치에 포도, 산마 씨앗, 애기사과, 산사 열매 등을 꿰어 설탕에 담가 굳혀 달콤, 바삭하게 만들어 겨울밤에 먹는다’라는 기록을 통해 지금 우리가 보는 탕후루의 모습이 이 시기에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탕후루의 모양이 아래위로 올록볼록한 호리병박의 형상인 것은 유사한 발음의 글자는 유사한 의미를 이끌어낸다는 중국어의 해음(諧音) 현상과도 유관하다. 중국어에서 행복과 출세를 의미하는 복록(福祿)의 발음은 푸루(fulu)이며 이는 후루(hulu)와 발음이 유사하다. 후루를 갖거나 먹으면 행복하고 출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문화에서 호리병박의 형상은 임신한 여성의 신체를 닮았기에 다산(多産)을 뜻하고 나쁜 기운을 쫓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탕후루는 길상(吉祥)을 담고 있는 간식이 된다.

요즘 중국 매체에서는 우리나라의 길거리 간식으로 탕후루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에 어리둥절하고도 흥미로워하는 모습이다. 이는 이념이나 정치 맥락을 넘어서는 우리의 타 문화 수용력이 오히려 중국보다 크다는 의미가 아닐까. 추운 겨울밤 먹던 그네들의 탕후루가 이제는 이웃 중국과의 겨울을 이겨내고 달콤한 봄으로 다시 다가오는 우리의 새로운 길상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