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워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아무리 나라가 진영으로 갈라져 ‘우리 편’이면 무조건 지지한다지만 거기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2021년 보유하던 서울 성수동 땅과 건물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바로 전날 군 복무 중인 20대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가 제한되기 직전에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다. 공 후보는 현대자동차 부사장 시절이던 2017년 6월 11억원을 주고 이 부동산을 샀는데, 4개월 뒤 인근에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땅이 서울숲 부지로 편입되면서 땅값이 급등해 지금은 시세가 30억원이라고 한다.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자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누구나 건물을 사고 자식에게 증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 후보는 이곳에 산 적이 없다. 민주당은 올 초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공 후보와 같은 성수동에 비슷한 부동산을 취득한 장관 후보자에게 실거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공 후보는 이런 사실을 “당에 신고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럼에도 공 후보를 공천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같은 당에서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문석 후보는 2021년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대학생 장녀 이름으로 11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 경제활동도 없는 대학생이 거액을 어떻게 대출받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이자는 어떻게 감당해왔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양 후보는 “영끌 광풍일 때라 대출에 편법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양 후보는 차관급 방송통신위원을 지냈고 국회의원, 도지사 선거에 잇따라 출마한 사람이다.

두 사람 외에도 이번 총선에서 부동산으로 논란이 된 후보는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다. 서울대생이 많이 사는 서울 관악갑 지역구에 출마해 “청년 주거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한 박민규 후보는 이 지역에 오피스텔 11채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38억원대 부동산을 사면서 37억원 빚을 내 ‘갭투기’ 의혹을 받은 민변 출신 세종갑 이영선 후보는 공천이 취소됐다. 하지만 2021년 54억원 빚을 내 65억원대 상가를 사들여 갭투기 의혹을 받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에서 물러났던 김기표 후보는 이상하게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표 측근 김용씨의 변호사다.

민주당 후보들이 부동산을 사들인 시점은 대체로 ‘영끌’ 붐이 일던 문재인 정부 시기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했고 20~30대 청년들이 이에 휘말려 지금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문 정부와 민주당 사람들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이제 국회의원까지 되겠다고 한다. 또 ‘친문 검사’로 꼽혔던 조국혁신당 비례 1번 박은정 후보의 검사장 출신 남편은 “다단계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놓고 다단계 사기 업체를 변호해 무려 22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이 ‘당선 확실’이라고 한다. 정말 나라가 이래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