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비서실장,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관섭 정책실장, 성태윤 신임 정책실장, 장호진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물러나고 이관섭 정책실장이 후임으로 임명됐다. 새 정책실장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게 된다. 조태용 국정원장 지명에 따라 공석이 된 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임명되면서 대통령실 3실장이 모두 교체된다. 여권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정부·여당과 함께 대통령실 참모진도 일신하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여당 한동훈 비상대책위 체제가 출범한 만큼 대통령실도 이에 맞춰 새 진용을 갖췄다는 뜻이다. 비서실장은 격무에 시달리는 자리여서 역대 정권에서도 5년 임기 동안 실장은 두 번가량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3실장 전원 교체 인사는 상궤를 벗어났다는 인상을 준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실을 2실장 체제에서 3실장 체제로 조직 개편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인 데다, 그때 신설된 정책실장에 “정책 조율의 최적임자”라는 배경까지 설명하며 임명했던 이관섭 실장을 한 달도 안 돼 비서실장으로 이동시킨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비서실장을 교체할 계획이었다면 대통령실 조직 자체를 뜯어고치는 수술을 했던 그 시점에 새 인물로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또 대통령 마음속 새 비서실장이 이관섭 실장이었다면 정책실장을 맡을 사람을 따로 찾는 것이 합당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급작스럽게 이뤄지게 된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게 되는 것이다.

지난 3월 초대 김성한 안보실장 교체도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해외 공관장들이 1년에 한 번 서울에 모여 회의를 갖는 시점에, 의전비서관, 외교비서관의 사퇴에 이어 뚜렷한 설명도 없이 이뤄지면서 여러 가지 뒷말을 낳았다.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이끌고 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선 내각 장관 인사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인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식적이어야 하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