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스1

검찰이 문재인 정부 때 부실 수사 논란을 낳았던 옵티머스 펀드 사건을 재수사할 것이라 한다. 이 사건은 공공기관 매출 채권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면서 3200여 명에게서 1조3500억원을 모은 뒤 5500억원대 피해를 낳은 초대형 사기다. 공공기관 매출 채권은 애초에 있지도 않았다. 당시 검찰은 청와대와 민주당, 법조계 인사 등 20여 명이 적혀 있는 이른바 ‘펀드 하자(瑕疵) 치유’ 관련 문건을 확보하고도 무혐의 처분했다.

이 문건에는 전직 검찰총장이 옵티머스가 추진하던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만났다는 내용도 있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탁 사실은 부인한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범인 옵티머스 이사 윤모씨의 아내는 문재인 청와대의 행정관이었다. 그도 뇌물 수수 등의 의혹을 받았지만 아무런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실의 부실장이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사무실 임차 보증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일까지 있었다.

문 정부 때 4000여 명 투자자에게 1조6000억원의 피해를 입힌 라임 펀드 사기도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펀드의 전주(錢主)는 재판받던 중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다. 당시 검찰은 펀드의 전주가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해외 리조트 접대를 했다는 녹취록을 수사했지만 이 전주가 옥중에서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하자 수사팀이 거의 해체되면서 민주당 쪽 수사는 사실상 멈췄다. 문 정부 실세였던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이 설립한 디스커버리 펀드도 25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낳은 지 3년 뒤인 작년에야 윤석열 정부의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이들 대형 펀드 사기 사건엔 모두 권력자들 이름이 등장하는데도 문 정부 내내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은 금융·증권 범죄를 전담하던 검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하기까지 했다. 윤 정부가 출범한 뒤 합수단이 부활돼 옵티머스 수사 자료를 넘겨받고 재수사에 들어갔다. 라임·디스커버리 펀드 사건도 재수사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