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시민들의 이태원 압사 사고 추모 공간에서 한 남성이 이태원 희생자 추모를 위한 플루트 연주를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참혹한 장면을 담은 사진·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서 몰린 인파 속에서 서로 소리를 지르거나 엉켜있는 모습, 누워서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모습, 시신들을 길가에 줄지어 놓은 모습 등을 담은 사진·영상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아 피해자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도 적지 않다. 이런 영상에 달린 댓글 중에는 피해자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것도 있다. 심폐소생술을 돕던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 바쁜 사람들” “한잔 더 하러 가자던 사람들” 등의 모습을 전하면서 몸서리를 친다고 한다.

특히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사진이나 영상 등을 유포하는 행위가 심각하다. 이런 행위는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여과 없이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금 같은 시기에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도 참혹한 장면 유포 못지않게 반사회적인 일이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공직자들도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도 적절치 않다. 지금은 사고를 수습하면서 유족을 위로하고,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데 집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