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팀장은 2025년부터 10년에 1세를 지속적으로 노인연령을 상향 조정할 경우에 2100년도에는 노인연령이 74세가 되고 이 경우 생산연령 대비 노인인구는 60%가 돼 현재 기준 대비 36%p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시스

노인 기준 연령,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정권마다 일정하게 올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5년부터 10년에 한 살씩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금 전문가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최근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5년마다 2%씩 자동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보험료율을 올릴 수 있다.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여야가 표를 의식해 주저하는 문제의 해법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해 볼 만하다.

KDI 보고서는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노인부양률(생산연령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2054년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고령층의 건강 상태 개선 속도를 감안해 10년에 한 살 속도로 노인 연령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자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연령은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경로우대제 등 대부분의 복지 사업에서 65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기준을 올리면 국가는 복지 비용을 줄이고 노인은 노동 시장에서 계속 일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10년에 한 살씩 늘리는 것은 현재의 고령층의 건강 상태와 수명 연장 추세 등으로 보아 빠른 속도라고 할 수는 없다.

김용하 교수는 지난달 말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소득의 9%에서 17%로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서 5년 동안 2%를 올리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2%씩 4번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보험료율은 1998년 이후 24년째 9%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보다 인구 구조가 건강한 나라들도 20~30년 전 우리의 2배(소득의 18% 정도) 정도 연금 보험료를 내도록 개혁했는데 우리만 역대 정부가 포퓰리즘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키우고 있다.

노인 기준 상향이나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손보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다. 어려운 계산이 아니고 뻔한 문제다. 하지만 표밖에 생각하지 않는 대통령과 정치권이 계속 결단을 미루기만 했다. 5년마다 보험료율을 올리기로 여야가 합의해도 다음 대선 후보 중에 그 합의를 백지화하겠다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그에 대비해 이를 법제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