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651> 노동절 기념 연설서 한국 언급한 바이든 美 대통령 (밀워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헨리 마이어 페스티벌 파크를 방문해 노동절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제조업 부활 의지를 피력하며 "한국, 일본, 전 세계의 제조업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2022.09.06 ddy04002@yna.co.kr/2022-09-06 08:32:42/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노동절 연설에서 “한국 기업 대표가 미국에 투자하려는 이유를 뭐라 설명했는지 아느냐. 우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과 가장 우수한 노동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강행해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끊은 나라의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닐 것이다.

올해 들어 우리 4대 그룹이 발표한 대미 투자액만 8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고 현대차는 전기차 공장을, SK·LG그룹은 배터리 등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미국에서 외국인 직접투자와 리쇼어링(생산시설의 국내 이전)으로 만들어진 신규 일자리가 약 35만개인데, 그중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이 3만5403개에 달해 기여도 1위다. 바이든 정부의 ‘공급망 재구축’ 정책에 적극 협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내놓을 때마다 감사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3년간 29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최태원 SK회장을 백악관에 초대해 “생큐 토니(최 회장의 미국 이름)”를 세 번 연발했고, 지난 5월 방한 때는 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삼성전자 평택 공장부터 찾아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투자 세일즈를 벌였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전기차 공장 등에 10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하자 “우리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 놓고 석 달도 안 돼 현대차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박탈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한국 정부는 바이든이 제창한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워크)와 ‘칩4 반도체 동맹’ 등에 참여 중이고, 한국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로 미국 내 공급망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 국가 연대를 요구해왔다. 그래 놓고 실제로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국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

동맹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은 세계 모든 나라에 공통된 현상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대처하는 능력이다. 우리 정부가 뒤늦게 미국으로 달려가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미국의 11월 중간 선거 이후에나 법 개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도 한국 산업계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는 없는 만큼 철저한 준비와 논리로 미국을 설득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