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은 유례없는 코로나 대확산 속에서 치러졌다. 많은 국민이 고통을 겪었다. 지난 4~5일 사전 투표 때는 부실한 선거 관리 문제까지 불거졌다. 이 악조건 속에서도 사전 투표율은 36.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잘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 “유능하고 준비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래로 가는 길에 투표해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국민을 제대로 모시는 머슴이 되겠다”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을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양당 독점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 소신 투표해 달라”고 했다.

이번 대선만큼 네거티브 공방과 진흙탕 싸움으로 일관한 선거도 드물었다. 역대 최악급 비호감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야는 빚내서 돈 퍼주겠다는 포퓰리즘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공약 이행 비용만 200조~30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난제가 산적한 국정을 제대로 이끌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말하는 유권자도 많다. 하지만 오늘 투표로 앞으로 5년을 맡을 새 대통령과 정부가 정해진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코로나 속에서도 국민들이 빠짐없이 투표장에 나가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적으로는 코로나 사태, 집값 급등과 전세난 문제, 과중한 세금과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 등 현안이 쌓여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안 그래도 우리 경제는 고물가와 금리 문제라는 어려운 과제에 봉착해 있다. 북한은 우리 대선을 전후해 예외 없이 대형 도발을 벌였다. 8일 북한 경비정이 서해 NLL을 넘어온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이번 대선은 이 같은 국내외 위기와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세대와 이념, 지역으로 분열된 나라를 다시금 하나로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 투표가 그 시작이다. 민주국가에서 모든 것은 결국 국민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