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출석한 이호승 정책실장

청와대 정책실장이 “OECD 평균 집값 상승률이 7.7%인데 한국은 5.4%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황당한 부동산 통계의 근거에 대해 “설명해도 국민이 쉽게 납득 못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다. 이 말을 하기 사흘 전에 그는 국회에서 “부동산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이 안정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고작 5.4% 올랐는데 왜 송구한가.

겨우 5.4% 올랐는데 정부는 왜 OECD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서둘러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그토록 강력한 대출 규제에 나섰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집값이 5.4%밖에 안 올랐는데 올해 공시가격을 19%나 올린 건 폭거 아닌가. 인터넷에는 “54%를 잘못 말한 것 아닌가”라는 글이 나돈다. 너무 황당해 정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기는 하다. 코로나로 돈이 풀린 탓이다. 하지만 한국의 ‘미친 집값’은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가 확산되기 이전인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집값은 뛰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 원리는 무시한 채 공급은 틀어막고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 위주 부동산 정책만 마구 쏟아내 참담한 정책 실패를 빚은 결과다. 임대차 3법을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바람에 전세 대란까지 벌어졌다. 문 정부 4년간 서울 아파트 값이 93% 올랐다는 시민 단체 집계도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상승률이 1년 새 13%로, 한국은행이 비교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강력한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금융 당국이 대출 규제로 돈줄을 조이는 것은, 정권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집값과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 청와대는 “집값이 5.4% 올랐다”고 태연하게 말한다. 정책실장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 앞에 겸손한 권력과 공정 사회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 사람들 눈에 국민은 바보로 보이는 것 같다. 사실과 동떨어진 궤변과 강변으로 현실을 호도하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