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5707> 건물 잔해에 깔려 처참하게 찌그러진 버스 (광주=연합뉴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버스 탑승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잔해에 눌려 완전히 찌그러진 버스를 중장비를 이용해 끌어내고 있다. 2021.6.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reum@yna.co.kr/2021-06-09 22:57:5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면서 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광주 재개발 사건에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출신으로 알려진 문흥식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문씨는 재개발 조합장 선출에 개입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재개발 조합 고문으로 철거 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수억원대 금품을 챙겼다고도 한다.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자 문씨는 갑자기 미국으로 출국했다.

조폭 세력이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불법, 탈법으로 이권을 노리면 재건축 지역 주민들 부담만 커진다. 하도급은 재하도급, 재재하도급으로 이어지고 업체들은 수익 확보를 위해 안전 관리는 외면하게 된다. 재개발 지역 세입자나 상인들에게 돈을 더 받아주겠다며 폭력을 휘둘러 철거를 막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돈을 챙기는 전문 시위꾼 집단도 있다. 난장판이 따로 없다.

조폭 세력은 재개발로 돈을 벌며 합법적 기업으로 가장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단체장을 차지하고 유력 인사들과 유착하기도 한다. 문씨도 5·18 관련 3대 단체 중 하나인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을 지냈다. 그는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 5·18 민주 묘지를 방문했을 때 바로 뒤에서 참배하기도 했다 한다. 어이없는 일이다.

문씨를 붙잡아 철거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하지만 문씨 도피 과정에도 의문이 많다. 그가 출국한 것은 경찰이 본격 수사를 위해 정식 입건하기 직전이다. 누군가 수사 상황을 미리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 유착 세력의 뿌리가 깊은 만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모두가 후진국형 비리다. 최근 국내 거의 모든 건설 현장은 노조가 장악하고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