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3월 25일 구로역과 응암역에서 각각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4·7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여론조사에선 서울 20대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25.6%로, 60세 이상(25.3%) 다음으로 낮았다. 민주당 지지율도 23.1%로 60세 이상(20.2%) 다음으로 낮았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20대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 지지율보다 세 배 가까이 앞선 여론조사도 있었다.

4년 전 정권 출범 직후 2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94%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같은 여론조사 회사 조사에선 30%였다. 민주당 지지율도 49%에서 26%로 반 토막 났다. 20대가 문 정권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는데 어느덧 핵심 이반(離反) 세력이 된 것이다.

여론조사 회사들은 20대가 재작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문 정권 지지를 거둬들였다고 분석한다. 조국씨 부부는 남에겐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라”고 하면서 자기 자식을 위해선 온갖 탈법과 반칙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조국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고 여권은 갖은 궤변으로 조씨를 감쌌다. 추미애 전 장관 아들은 일반 병사들은 상상할 수 없는 휴가 특혜를 누렸다. 이런 정권의 위선에 20대들은 경악했을 것이다.

집값을 역대 최악으로 올린 문 정권은 입만 열면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공무원, 국회의원 등은 뒤에서 땅 투기를 하고 있었음이 LH 사태로 드러났다. 의혹은 전방위로 확산하는데 대통령은 ‘좀스러우니 그만하라’며 자신의 부동산 의혹에 대해 변호부터 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면서 소득 주도 성장, 비정규직 제로 등 이념 실험을 고집하더니 처참한 고용 참사를 빚고 말았다. 일자리 감소의 부작용은 20대 청년층을 직격하고 있다. 20대가 무능 정권의 최대 피해자가 된 것이다.

20대 남성보다 더 정권 우호적이던 20대 여성의 여당 후보 지지율 역시 60세 이상 다음으로 낮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민주당 시장들이 성범죄를 저질러 전대미문의 성추행 보궐선거를 만들었는데 불출마 당헌까지 폐기하며 후보를 내고 선거에 이기겠다고 기를 쓰고 있다. 박원순을 ‘맑은 분’이라고 칭송하고 ‘임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서울 전역에 걸었다.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명칭으로 불렀다. 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고 ‘피해자 중심주의’를 말한 것은 ‘쇼’였다는 게 드러났다. 20대 여성들이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엉뚱하게도 “20대는 과거 역사에 대해 경험치가 낮다”며 20대의 무지(無知)를 탓했다. 여권 인사들은 “20대가 교육을 제대로 받았나 하는 의문이 있다” “반공 교육 때문에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라며 ‘남 탓' 타령뿐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 20대가 이 정권을 지지하길 기대하나. 문 정권이 4년 동안 해온 것을 보면 젊은이들이 등 돌릴 이유밖에 없다. 오히려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